2024-04-05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며 지내고 있다. 남들처럼 바쁘고 또 가끔은 놀면서, 주말을 좋아하고 평일을 싫어하면서, 해야할 것들을 미루다 급하게 해내고 가끔은 농담도 건네면서,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도 하면서.
이런 하루가 이질적인 느낌이 들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꽤 익숙하다. 아무 조건 없이 내게 주어지는 삶 같다. 그러나 당신이 내 뒤에 없다면 사라질 일상이라는 걸 안다.

가끔은 당신이 낯설다. 인스타에 여행을 자랑하고 쉴 때 시트콤을 보는 평범한 사람이어서. 피곤하면 머릿속이 복잡해서 화가 나거나, 억지로 잠을 자고 영상을 보며 진정하는 나랑은 다르다. 그럼에도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이유는 당신이 나처럼 사랑의 추종자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엉망이 되는 내 안을 들여다보지 않고도 나를 안고 잠에 든다. 그러면 난 다 괜찮아지는 것이다. 당신은 그렇게 매일 나를 건져다 자신이 사는 세상으로 데려온다. 마치 원래 이 곳에 함께 살던 것처럼.

가끔은 당신이 나 같다. 우리의 감정선은 너무 닮았다. 둘만 아는 바다에 빠진 사람들처럼 당신이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당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말없이 차에 30분 동안 앉아 서로 사랑을 느낄 수는 없을 테니까.

당신은 여전히 내게 유일하고 나는 한창 바쁘다. 내가 바쁜 것은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이지만 내게 가장 중요한 당신의 마음을 30분도 간절히 쥐어볼 시간이 나지 않는 건 나를 피폐하게 만든다. 당신과 사랑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인간이 내일이란 미래를 상상하지 못하는 존재인 편이 나았겠다. 그랬다면 난 매일 당신과 온 세상을 여행했을 텐데.

당신과 질리도록 둘만 있을 때까지 시간을 멈춰두고 싶다. 멈춰 있는 세상의 틈을 거닐며 웃고 떠들고 그렇게 다시 움직이는 세상을 보고 싶을 때까지 당신과 있고 싶다. 당신만 생각할 수 있는 밤이 지겹게 반복돼서 머릿속에 당신 밖에 없는 생활이 일상이고 싶다. 지금 이 시기는 그저 미래를 위한 도구 같고 소모적이다. 가급적 빨리 그리고 되도록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